한국 양궁 '컴파운드(Compound)'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적을 쏠 준비를 마쳤다. 6.23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컴파운드 남녀 국가대표 6명은 다음 달 3일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남자부에는 김종호(충북체고)·최용희·민리홍(이상 현대제철), 여자부에는 서정희(하이트맥주)·윤재원(인일여고)·석지현(한국체대)이 나선다.
컴파운드는 리커브(Recurve)와 함께 양궁의 양대 종목을 이루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컴파운드는 일반적인 양궁인 리커브와 달리 활 끝에 도르래가 달려 시위를 당기고 놓는 데 힘이 덜 드는 활이다.
망원렌즈를 포함한 조준기가 부착돼 과녁도 잘 보이고 사거리는 50m로 리커브의 70m보다 짧다. 또 화살이 직선에 가깝게 날아간다. 리커브보다 높은 점수에서 경쟁이 이뤄지고 사람의 힘보다는 첨단 장비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컴파운드는 사격처럼 '기계'의 막강한 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선 리커브에 못지않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이 아니라서 지원 자체가 척박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리커브 국가대표들은 태릉선수촌에서 거의 일 년 내내 집중 훈련을 하지만, 컴파운드 국가대표는 지난 5월 선발전을 마치고 이달에야 선수촌 밖에서 소집됐다. 선수층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남자부에서 엘리트 선수는 호남대 2명, 현대제철 2명, 충북체고 2명, 한일장신대 4명, 서울체고 2명 등 12명이다. 부산양궁클럽 5명, 충북양궁협회 2명, 두성무역 2명, 울산남구연합 5명 등 나머지 14명은 동호인이다.
여자부에서도 현대모비스 2명, 하이트맥주 2명, 한국체대 3명, 인일여고 2명, 경주여고 1명 등 10명이 엘리트 선수의 전부다. 동호인은 울산남구연합에 3명 있다.
하지만 한국 컴파운드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해 양궁계를 놀라게 했다. 여자 선수들은 개인전에서도 16강에 올랐다. 남자부는 단체전에서 예선 탈락했고 개인전에서도 모두 128강에서 좌절했다.
올해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 세계선수권대회보다 더 큰 '기적'을 내다보고 있다. 한승훈 남자 대표팀 코치는 "지난 세계선수권대회는 우리에게 기적이었다"며 "이번에는 더 큰 기적에 도전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 코치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수로서 출전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지도자로 나선다. 실업팀에서 플레잉코치를 맡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 기간에 열리는 국제양궁연맹(FITA) 총회에서 선수위원에 도전한다.
한 코치는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때보다 기량이 많이 향상됐고 첨단 장비에 대한 정보도 많이 수집했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세계 정상에 도전하는 컴파운드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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