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토리노로 빚 갚으러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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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윤희 | 등록일 | 11.06.29 | 조회수 | 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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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23일 전국적으로 장대 같은 비가 쏟아졌다. 경기 하남시 광암정수장 내 양궁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궁 대표팀의 야외훈련도 비 때문에 태릉선수촌 실내훈련으로 변경됐다. 남자 대표팀의 막내 김우진(19·청주시청/충북체고 제20회 졸업)의 얼굴에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김우진은 “밖에서 적응해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안에서 쏴야 한다”며 “비오는 날은 여러모로 많이 불편하다”고 투덜거렸다. 김우진은 이제 한국 나이로 스무 살이다. 학년으로 따지면 대학교 신입생.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던 선수라도 한눈팔기 딱 좋은 시기다. 김우진은 그래서 올해 2월 충북체고를 졸업하고 바로 청주시청에 입단했다. 김우진은 “중학교 때부터 실업팀에 (바로) 가고 싶었다”며 “대학물 먹고 그러다보면 운동에 신경을 못 쓸 것이고, (실업팀에서) 나보다 잘 쏘는 선수들이랑 경쟁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이탈리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김우진은 남자대표팀의 단체전 ‘1번 사수’로 결정됐다. 많은 부담을 안고 사대에 올라야 하는 ‘1번 사수’는 바로 대표팀 에이스의 자리다. 김우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회에서 주로 2번째 사수로 나섰다. 대표팀 장영술 총감독은 “현재 컨디션으로 보면 맨 앞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선수는 (김)우진이”라고 말했다. 김우진은 시력이 썩 좋지 않다. 양쪽 시력이 모두 0.3~0.4인 근시이고 지난해에는 안구건조증에 복합 난시란 진단도 받았다. 순간 집중력이 필수인 양궁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그러나 김우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활을 잡은 이후 단 한 번도 조준에 불편을 느껴본 적이 없다. 대표팀 선배인 임동현(25·청주시청)과 마찬가지로 눈이 아니라 ‘감(feel)’으로 쏘기에 가능한 일이다. 눈을 감고 활을 쏠 수 있을 정도지만 김우진은 쉴 줄을 모른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차지한 뒤 행사 참여 때문에 연말에 보름가량 쉰 것 외에는 거의 매일 활을 잡았다. 올 들어서는 충북 옥천집에도 한 번밖에 다녀오지 못했다. 김우진은 “아침에 활 쏘고 점심 먹고 활 쏘고, 저녁 먹고 좀 쉬다가 쏘고 숙소에 들어가서 청소하고 빨래하면 바로 잘 시간이 돌아온다”며 “자는 시간을 줄일 수는 없어 요즘은 훈련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무 살짜리 청년의 입에서 “지금은 노는 것이 독이 되고 그 때문에 퇴보한다. 그래서 노는 것을 많이 자제하고 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김우진의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 양궁사에 ‘큰 획을 긋는 것’이다. 김우진은 “사람들이 축구하면 박지성, 야구하면 양준혁을 떠올리듯이 ‘양궁의 김우진’이 되고 싶다”며 “비인기 종목이지만 모든 이가 기억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1차 목표는 내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빚부터 갚아야 한다. 김우진은 지난 5월 1차 월드컵 개인전 결승에서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23)에게 졌다. 엘리슨은 2차 월드컵에서도 임동현과 오진혁(30)을 연달아 꺾고 우승해 ‘한국 킬러’란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김우진은 되레 이번 대회에 가장 먼저 만나고 싶은 상대로 주저 없이 엘리슨을 꼽았다. 김우진은 “아직 한숨 돌릴 여유도,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엘리슨을 잡으러 6.28일 토리노로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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